왕좌의 감정
감정의 왕좌에 홀로 우뚝 앉아있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본다.궁극적으로는 종료되고 말 이 위대하고 한 없이 약해빠진 감정!이 짓거리가 다 무엇때문인가. 다 한낱 흩어져서 없어져버릴 감정 때문이 아니던가.나는 정신이 혼미하다. 약간의 이성과 과도한 감정이 교차해나가면서 이 공책은 조금씩 채워져 나가고 있다.사랑이라는 이 위대하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앞에서는 모든 걸 품어주는 대지와도 같지만 뒤에서는 잔혹하게 모든걸 짓밟고 파멸시켜버리는 이 양가의 감정이여.사랑이라는 것의 이면에는 왜 그토록 날카롭고 깊은 칼날을 숨겨 놓는 것인가.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것을 머릿속으로 희미하게나마 떠올리지만 끈적한 사랑의 분비물들이 그것을 가리고 모든 걸 맡기라는 듯이 손짓하는구나.그녀의 모든 것이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
일상
2018. 11. 26. 23:13
언제쯤
목이 메는 기다림 끝에 벌려진 입에서 침이 셀 때쯤에서야 거리는 물들어 갑니다 낙하하는 계절이 온 뒤 길을 가만히 걷다 보면 가끔씩 마음속에서 종이 구겨지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립니다 어쩌면 말라비틀어진 낙엽을 밟고서 그렇게 착각해 버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궁극적으로 추락할 운명을 가진 가지에 매달린 위태로워 보이는 잎들 순간 정신이 아찔해져 입속이 바싹 말라 버립니다 목이 메는 타는 갈증 끝에 단숨에 끝내버린 텅 빈 소주잔은 텅 빈 제 마음입니까 아니면 텅 빈 제 머릿속 입니까 한낮의 열기를 잊어버린 가을 새벽녘의 한기에 기어코 제 손가락들은 펼쳐질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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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8. 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