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목이 메는 기다림 끝에 벌려진 입에서 침이 셀 때쯤에서야 거리는 물들어 갑니다 낙하하는 계절이 온 뒤 길을 가만히 걷다 보면 가끔씩 마음속에서 종이 구겨지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립니다 어쩌면 말라비틀어진 낙엽을 밟고서 그렇게 착각해 버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궁극적으로 추락할 운명을 가진 가지에 매달린 위태로워 보이는 잎들 순간 정신이 아찔해져 입속이 바싹 말라 버립니다 목이 메는 타는 갈증 끝에 단숨에 끝내버린 텅 빈 소주잔은 텅 빈 제 마음입니까 아니면 텅 빈 제 머릿속 입니까 한낮의 열기를 잊어버린 가을 새벽녘의 한기에 기어코 제 손가락들은 펼쳐질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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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8. 01:14
왜 하필
멍한 시간들 틈 사이에서 네가 떠올랐다가 가만히 가라 앉는다나는 봄을 맞이 할 준비가 안됐는데 벌써 사방에서는연분홍 색 꽃 잎들이 설쳐대고 있는 봄이란다 봄이라고 꼴에, 내 마음 속 한켠에서는 혼자만의 슬픈 꽃이 피어 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나는 그만 질겁 해버리고 만다 피어나지 못 할 운명 혹은 피워내도 아무도 안 봐줄걸 알기에짓 밟아보아도 심술궃은 꽃은 나를 조금씩 갉아먹으며 제 몸집을 불려간다 네가 무심히 건낸 한마디를, 그러니까 예를 들어보자면,네가 건내 주지도 않았을, 얼음을 한가득 띄운 차가운 커피를 아껴 마시며 따뜻하다고 상상해 버리고 마는 것, 나는 고개를 들어 별을 한껏 볼 수 있지만 별은 나를 결코 못 본다 모순을 만들어내는 네 앞에 서면수 많은 단어와 감정들이 입 속에서 질서없이 뒤엉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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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31.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