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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치

묘지위에핀꽃 2018. 2. 5. 01:14

남자는

면도를 하다가,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아찔한 생각이 들어

면도날에 입술을 베이고 만다


여자는 

향수를 뿌리다가, 어떤 유독한 악취라도 맡은 듯, 아득한 상태가 되어

미간을 힘껏 모으고 만다


그들은

각자의 거울 속에서 아무 말없이 서있는다

그들의 육체를 바라보며, 하릴없이 바라보다가

주머니 속에 넣어둔 사탕을 못 찾고 있는 어린아이의 표정이 되어

어리둥절한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남자는 면도를 끝내고 여자는 향수병을 놓아둔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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