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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발버둥 치며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그저 태연하게 보이는 그런 날들이. 그래서 모든 것들이 허무한 슬픔의 시선으로 더듬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런 감정은 언제나 그랬듯 잠깐이었다.
그런데 근래는 그런 감정이 지속되는 듯하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 읽기와 글쓰기 두 가지뿐이다.
나는 너무나 나약하고 슬프기에 그런 것들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2
책을 읽어나가면서 집중이 되기는커녕 머릿속에서는 잡념들이 자꾸 떠오른다.
말 그대로 진짜 잡념들이.
마음에 안 드는 누군가를 상상 속에서 폭행한다든가 돌이킬 수 없는 그래서 부질없는 지난 일들을 계속해서 상기한다든가 뭐 그런 식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올해는 정말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겠노라고 선전포고했건만 그러한 결심이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또 나 자신을 비루하게 만들어 버리는 큰소리가 될까 봐.
지금까지의 전조로는 분명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 것이다.
매일 다짐하고 글을 적든 머릿속으로 생각하든 입 밖으로 내든 어떤 식으로라도 결의를 가져야 한다.
나 라는 인간은 너무나 유약하고 게으른 인간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