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
날이 조금만 더 풀어지고 느긋해지는 날에 걷고 싶다.
흘러가는 구름을 한껏 눈으로 보고 스치는 바람을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앉아서 내리쬐는 볕을 희롱하면서.
그러다 다시 걸으면서.
수 없이 다닌 그러나 무서울 정도로 무관심했던 거리를 애정어린 시선과 몸무게가 실린 발자국을 찍으며 다시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