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왕좌의 감정
묘지위에핀꽃
2018. 11. 26. 23:13
감정의 왕좌에 홀로 우뚝 앉아있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궁극적으로는 종료되고 말 이 위대하고 한 없이 약해빠진 감정!
이 짓거리가 다 무엇때문인가. 다 한낱 흩어져서 없어져버릴 감정 때문이 아니던가.
나는 정신이 혼미하다. 약간의 이성과 과도한 감정이 교차해나가면서 이 공책은 조금씩 채워져 나가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 위대하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앞에서는 모든 걸 품어주는 대지와도 같지만 뒤에서는 잔혹하게 모든걸 짓밟고 파멸시켜버리는 이 양가의 감정이여.
사랑이라는 것의 이면에는 왜 그토록 날카롭고 깊은 칼날을 숨겨 놓는 것인가.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것을 머릿속으로 희미하게나마 떠올리지만 끈적한 사랑의 분비물들이 그것을 가리고 모든 걸 맡기라는 듯이 손짓하는구나.
그녀의 모든 것이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처럼 언젠가 무너져 내리겠지.
무너져 내릴것을 알면서도 그 곳으로 다가가려는 나의 어리석음이란..!
마음 속 어느 한켠이 구겨지면서 아릿한 느낌이 드는구나.
언젠가 그녀가 뱉어낸 나지막한 숨소리가 내 심장을 파고들어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구나.
이따금씩 지푸리던 그녀의 미간이 칼날이되어 온몸을 난도질하는 서늘한 가을밤에